우리 모두 집에 있는 아기 장난감을 쭉 둘러봅시다.

영어가 나오는 장난감은 몇개인가요?

반대로, 한국어가 나오는 장난감은 몇개인가요?


저희집에 있는 장난감(사운드 북 포함) 가운데 소리로 영어가 나오는 장난감은 6개. 이 가운데 영어만 나오는 장난감은 4개입니다.

반면, 소리가 한글로 나오는 장난감은 3개. 이 가운데 한글만 나오는 장난감은 1개뿐입니다.


저는 장난감 살 때 가능하면 국산제품으로 사자는 주의인데도, 사정이 이러하네요....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시작해봅니다.


#1. 요즘 아이들 장난감. '새삼스레(?)' 생각해보면 대부분 영어입니다.


저희집을 예로 들어보면, 일단 국산제품이어도 기본적으로 한글과 함께 영어가 나옵니다. 하다못해 A,B,C 또는 Twinkle twinkle little star~(반짝반짝 작은별~)같은 기본적인 동요가 나옵니다. 순 한글로만 나오는 장난감은 한글동요 사운드북인데. 그 회사에서 한글동요 사운드북과 영어동요 사운드북을 내놨으니. 아마 이것도 순수 한글만 있다고 보긴 힘들겠죠. 


요즘 아기 장난감에 영어가 이렇게 많은 이유.

두가지 인거 같아요.


첫째, 수입 장난감이 늘었다. 피셔프라이스. 브이텍. 리틀타익스. 등등등 특히 영어권.  

토이저러스 갔을때 보니 수입장난감이 가득하고 국산장난감(한글 나오는 것 포함 등등)은 별로 없더군요....


둘째, 우리사회의 영어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어렸을때부터 영어 배우기 시작하니깐요. 

영어유치원, 영어조기교육. 뭐 말하면 이제 입이 아플 정도죠? ^^;; 

아기들만 그렇습니까.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죽을때까지 스트레스 요소입니다. 


그러니 뽀로로는 얼마나 기특한 효자상품인가요.

국산장난감의 대부분은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한 것이고. 

장난감의 형태는 외국 장난감을 베낀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국산이니까. 애국심에 사는 경우 많지요. 


#2. 유독 영어 장난감이 많습니다.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제2외국어 장난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분명히 수많은 언어 가운데 특히 '영어'에 대한 쏠림이 심한 것입니다. 


제가 얼마전에 일본어 동요집을 사고 싶어 대형서점에 갔는데요.

찾다 찾다 못찾아서 점원에게 물어보니.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어린이 동요집은 영어가 거의 유일하다고 하더이다.

일어 등등은 현지에서 직구를 하셔야할거라고 하더군요.


아마 시장이 안되니까 들여오지 않은 것이겠지요? 



저희 부부는 앵씨에게 자연스레 책을 읽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익혀주고 싶습니다 ^^



#3. 획일화된 유통구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영어에의 쏠림구조가 심해지는 여러가지 가운데 한가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게 유통구조의 획일화가 아닌가 합니다.


과거와 비교해볼까요. 

생생한 증언을 위해 저희 어머니와 시어머님을 인터뷰해봤습니다. 인터뷰를 바탕으로 설명드리면.


80년대엔 시장이나 쇼핑건물, 시내, 학교 앞 문방구나 아카데미사 이런데 장난감 상점이 꽤 많았다고 합니다. 개인사장이 운영하는 중소규모의 상점이요. 그래서 장에 나갔다가 장난감을 사주기도 했고. 장난감을 사려면 시내에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셨었데요.

제 고향인 평택의 경우 요즘말로 쇼핑몰로 불릴, 그러나 지금은 사라진 '코스모스 백화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시장 초입에 있는 몇층짜리 건물의 쇼핑몰이었죠. 여기 안에 가면 중소상공인들이 저마다 운영하는 상점이 즐비했는데 거기에 장난감점이 있었답니다. 

장날에는 보따리장사가 장난감만 가지고 다니면서 팔기도 했고요. 

광주에는 시내에 가든백화점이나 화니백화점에 장난감 상점이 있었다고 해요. 평택의 코스모스 백화점과 비슷한 방식이었지요. 충장로에는 개인이 운영하던 서울아카데미(?)라는 장난감점이 있어서 어린이들이 바글바글 했다고합니다.


평택의 경우 위와같은 장난감점이 저희 엄마 기억으로 90년대 후반쯤 없어진거 같답니다. 

광주에도 쇼핑몰의 장난감 상점 등이 지금은 없어진거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뭐 옛날이니까 장난감의 질은 지금이랑 비교할수없을만큼 떨어졌고. (유해물질 범벅이었을지도ㅋㅋㅋ)

다양성도 적었죠. 두 어머님의 기억으로는 딸랑이, 인형놀이, 자동차, 로보트, 붕붕카, 보행기, 소꿉놀이 정도가 있었던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위에 말씀드렸던 영어에 대한 얘기도 잠시 드리자면.

예전엔 확실히 대부분 한글 장난감이었데요. 영어가 나와봤자 A,B,C 알파벳송이 나오는 정도였다고 하시더라고요.

평택 엄마는 "요즘 장난감은 영어만 나와서 뭐라는건지 알아듣기도 힘들어"라고 불만을 토로하십니다.ㅎ 황혼육아가 이렇게 많은 마당에 영어만 나오는 장난감은 난감해~~라는 말씀이세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저희세대보단 영어랑 친하지 않으시니까요. 


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과거엔 다양한 상점에서 팔던 장난감이지만. 요즘은 장난감 사려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나 백화점 장난감 코너, G-Market을 가지요? 

우리나 사회가 거대자본으로 인한 대형마트화가 되고 있는데(이건 많이 나온 이야기. 거대자본의 중소상공업계 잠식) 이것이 어린이 장난감 시장이라고 예외가 아닌 거 같습니다.


이렇게 유통구조가 단순해지다보니 홍보력이 약한 장난감들은 대형마트의 유통망을 뚫기 힘들게 되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엄마들의 다양한 걱정거리(유해물질, 안전성, 영어교육 등등)가 최소화된 대형 회사의 장난감을 유통시키는 쪽으로 시장이 재편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런 흐름에서 수입 장난감의 비율도 더욱 늘어나는데 영향을 줬을 것 같고요. 


엄마들의 요구에 맞게 국산 장난감들도 모두 영어를 탑재해야하고. 등등등.


제 추측이 맞을지 모르지만. 암튼 이런 생각이 들더이다.ㅎ 


힘든 육아생활이지만.

육아생활만큼 생활에 딱 맞닿아있는 분야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육아생활은 우리 사회의 경제구조와 시장구조. 교육에 대한 가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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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캔디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