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8일. 

아기를 낳고 삼칠일은 절대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하죠. 어르신들이. 산후조리를 해야하니까요. 

저도 삼칠일간은 딱 한번 밖에 나갔어요. 수면양말 신고 살 밖으로 하나도 안나오게 해서.ㅎ 몸살이 나서 수액맞으러 갔었어요..


근데 바깥 외출은 그 이후도 계~~~~~~~~~~속 이어지더군요 -________-;;;

전 산후조리도우미분이 가신 뒤에도 주로 아기와 단둘이 집에 있었어요. 

아기가 100일이 되기 전에 아기랑 둘이 밖에 나가는건 엄두도 못냈지요. 

사실 나가도 되긴 한데...초보 엄마의 과도한 걱정 때문이었지요. 

아기가 꽁꽁 얼어버릴것만 같고 감기걸릴 것 같고..불안함...


우리 아기 100일이 12월 26일. 한겨울입니다.

그러다보니 출산 이듬해 2월까진 밖에 나갈 엄두를 사실 잘 못냈어요. 

한달에 몇번 남편과 외출하는 게 전부였지요...


D+99. 아기낳고 첨으로 작정하고 나들이한 사진. 크리스마스날이었어요. 아기 꽁꽁 싸맨거 보이시죠. 털 조끼에 털 올인원까지...외출과 추위에 대한 엄마의 불안감이 저만큼 컸다는 증거.



암튼 말하고싶은 건 갓난쟁이 데리고 외출을 못하니 사람을 못만난다 입니다.


말 할 사람도 없지요.

낮시간에는 같이 이야기를 할 친구도 없었지요...친구들은 다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기와는 대화도 안되는데. 

하루종일 말다운 말 한번 하지 못하고 지나가기 일쑤였습니다. 

참 외롭더군요 그때...


이때 든 생각이.

내 인간관계는 대학친구. 전&현 회사친구. 등등이었는데.

동네친구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나가서 동네친구를 만들수도 없고요. 

아기때매 어디 나갈수나 있나요.


처음 동네친구를 사귄건. 아주 우연히도 베이비페어에 아기랑 단둘이 가는 도중. 지하철에서 우연히 말을 걸어준 Y언니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Y언니의 질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네에서 같이 놀거나 만날 친구 있어요?" 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서울토박이라 불리는..) 엄마들을 제외하면 서울에 동네친구가 있을 확률이 아주 낮아요.

저는 고3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주로 대학가 근처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서울대입구역과 총신대입구역에서 오래 살았는데. 

서울 와서 새로 사귄 동네친구는 0명이었습니다.

단 한면 동네친구가 있긴 했는데 그녀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같은 대학에 진학해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그리고 회사를 다녔고. 회사에서 친구들은 사귀었지만. 

동네에서는 친구가 없었죠.

그리고 동네에서는 지낼일이 그닥 많지않았어요.

새벽에 출근해 야밤에 집에들어오는 일상. 집에서 잠만 자고 나가는 일상이었으니....


어린 시절 제가 자랐던 평택시 가재동에는...

연락 없이 찾아가도 술래잡기를 하고 구슬치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는데.

도시에선 이런 생활이 사실 쉽지 않았지요. 


이렇게 생활하다가 아기를 낳고 집에 들어앉아있으니, 만날 사람이 없는 건 당연지사.


Y언니와 만난 뒤 저는 동네친구를 사귈 수 있었습니다. 

언니 고마워♥

이때 Y언니가 추천해 준 곳이 동네의 문화센터였습니다.


아기가 6개월이 되면 등록할 수 있는데요.

저도 6개월 되자마자 이 문센에 등록했습니다.

갓난쟁이들을 데리고 문센에서 하는 놀이는 사실 단순합니다. 아기들이 맘껏 놀 수 있는 나이도 아니기 때문에 아기들은 주로 만지고 던지고 하는 수준으로 놀아요.

대~~~~~~~신. 엄마는 물을 만난 고기마냥 재밌습니다.


또래 아이들을 둔 엄마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이뤄지고.

휴대폰 번호도 교환하고.

카톡에 방도 만들어서 수다도 떨고. 육아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하고. 힘든 일상도 위로받고... 


문센이 이렇게 필수품이 된 것은, 

서울로 대학을 오고, 서울로 취직을 하고...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사는 외로운 싱글족들이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이들이 결혼을 하면서

동네에서 친구를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이런 패턴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말은 곧.

서울의 로컬 인간관계가 얼마나 황량해졌는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겠어요.

디지털과SNS의 발달로 사이버상의 인간관계는 더 넓어졌지요. 더 다양해졌고요.

그러나 정작 내 옆집 사람은 누군지 모르는 세상.

내 아파트 라인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세상.

아파트 한 라인에 사는 사람과 엘리베이터를 타도, 인사는 고사하고 각자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 친구들의 담벼락에 글을 남기고 있는 이 상황이.

문센에 대한 열광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센 가면 보통 요런 모습으로 놀면서 '만남의 장'이 이뤄지죠. 바로 엄마들의 만남의 장! 이 사진은 지난 여름 물놀이 수업에서 찍은 겁니다.


정보를 좀 드리자면.

일단 문센은 주로 시내 유명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지역 문화센터에서 엽니다.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오감발달, 뮤직가튼, 놀이어드벤처 등 다양해요.

보통 6개월부터 두돌까지 갓난쟁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이후부터는 조금 더 활동적인 수업이 이뤄집니다. 


아기가 잘 때.

잠시 검색해보세요.


유명백화점의 문센은 기존회원이 아닌 경우 등록하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주말교실에 먼저 등록해 기존회원의 자격을 얻어 

주중 수업 등록에 우선권을 얻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신세계 본점은 강남점보다 등록이 수월하데요)


저는 12월2일부로 경향신문에 복직합니다.

다시 기자 일을 시작합니다.

제가 갈 수 있는 문센 수업은.....3번정도네요.

시원이 6개월때부터 쭉 다녔는데.

그만두려니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문센에서 만난 우리 엄마들.

예전에 카스에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어요.








정말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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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캔디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