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다니는 대학원 수업과제물로 작성한겁니다.

과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헬라세포'.

헬라세포는 에이즈 바이러스발견, 소아마비 백신 발명 등 과학사에 여러가지 획을 그은 세포인데요.

근데 이 세포 어디서 왔는지 아시나요?

바로 헨리에타 랙스라는 흑인 여성의 암세포였습니다. 그는 1950년대에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세포가 과학사에 공헌을 이렇게 크게 했지만 사람들은 그 세포의 주인이었던 헨리에타 랙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사진출처: 중앙일보 joins.com


2010년 레베카 스클루트라는 과학칼럼니스트가 아래의 책을 쓰기 전까지는요.

이 책이 나오고 세상은 조금 바뀐 거 같습니다.

(저도 기자생활하면서 이런 책 하나 꼭 쓰고 죽는것이 꿈인데말이에요.ㅎ)


없는시간 쪼개서 쓴 글이라 비문도 있고. 내용도 좀 왔다갔다하고 그러는데.

바빠서 그랬으려니 하고 양해 부탁드려요 ^^


이 글로 도움을 받으실 분이 어딘가에는 있으실것이라 믿으며

부끄러운 글 올립니다.


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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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1. 들어가며

 


지난 88일 발행된 세계유명저널 네이처(Nature)에는 헬라세포(Hela-Cell)의 게놈(genome)염기서열과 유전자 발현양상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은 말미의 감사의 말(acknowledge)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The genome sequence described in this paper was derived from a HeLa cell line. Henrietta Lacks, and the HeLa cell line that was established from her tumour cells in 1951, have made significant contributions to scientific progress and advances in human health. We are grateful to Henrietta Lacks, now deceased, and to her surviving family members for their contributions to biomedical research...(중략)

논문의 연구자들은 그들의 논문에 위의 밑줄 부분에서처럼 생명과학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헨리에타 랙스와 그의 가족들의 공헌에 감사를 표했다.

헬라세포에 대한 논문은 이제까지 6만 건이 넘는다. 헬라세포는 실험실에서 배양된 기간이 60년이 넘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세포공여자에 대해 인식하고 그들의 공헌에 대해 논문에 언급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나마도 이렇게 된 것은 2010년 발간된 레베카 스클루트라는 미국 과학저술가의 책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이 기여한 바가 크다. 이 책은 스클루트가 약 10년에 걸쳐 탐사보도를 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출간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사회에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사회는 생명윤리에 대해 한층 나아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발걸음을 뗐다.

 

2. 세포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최근 인체유래물질 공여자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진보가 있었다. 사건의 전개는 다음과 같았다. 지난 3월 국제저널 <유전자 게놈 유전학>에는 헬라세포의 게놈을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이 논문이 미국사회에서 큰 논쟁이 됐다. 저널에는 레베카 스클루트의 책을 읽은 독자들로부터 세포공여자 즉 렉스가의 허락을 받았는지 문의하는 메일이 쇄도했다. 이를 안 렉스의 유가족도 항의했다. 분위기가 나빠지자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유가족에게 사과도 했다.

 

헬라세포의 게놈을 분석해 실은 논문은 아래 첨부파일에 있습니다.


hela_genome.pdf



헬라세포 게놈 공개로 촉발된 프라이버시권 논쟁에 대한 저널측의 공식 article은 이 문당을 꾹 누르시면 볼 수 있습니다. <-요기




몇 달 뒤, 국제저널 <네이처>에는 헬라세포의 게놈과 관련된 논문이 한 개 도착했다. 편집진은 <유전자 게놈 유전학> 저널에 실린 논문 사건을 겪은 뒤라 이 논문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고심했다. 고심 끝에 논문에 연구비를 댄 미국립보건원(NIH)에 문의를 했다. NIH 마이클 콜린스 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연구윤리를 바로잡기로 하고 스클루트에게 연락해 헨리에타 렉스의 유가족을 만난다.

유가족과 콜린스 소장의 만남을 통해 헬라세포의 게놈 데이타의 공개에 대해 논의했다. 논의 결과 NIHDB를 관리하되 의뢰자가 있으면 심사를 거쳐 정보를 주는 제한된 공개방안을 채택했다. 콜린스 소장은 <네이처>에 기고한 글에서 연구자가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고 유가족의 소망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1970년에 제정된 연구윤리에 대한 조항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하며 연구자와 생체시료제공자 사이의 관계가 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헨리에타 랙스는 이렇게 생기신 분이셨다고하네요.



이 일이 있기까지 헨리에타 렉스의 유가족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헨리에타 렉스는 1951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자궁경부암이 원인이었다. 헨리에타가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당시 조지 가이가 헨리에타의 허락도 없이 암조직을 채취한다. 조지 가이는 이 암조직이 다른 세포와 달리 적절한 환경만 갖춰진다면 무한히 분열한다는 것을 알아낸다. 이를 통해 현대과학은 소아마비백신 개발, HIV 바이러스 발견, 텔로머라아제의 발견 등 수없이 많은 눈부신 업적을 이뤘다.



헨리에타의 자궁경부 암조직에서 세포를 '말도 안하고' 떼어낸 조지 가이. 정확히 말하면 직접 떼어낸 사람은 다른 사람임. 이 조직을 조지 가이가 떼달라고했고 떼어서 조지 가이가 받아 연구를 시작함.


당시 세포를 배양하던 모습이라고하네요. 조지 가이 연구실은 이런 모습이었다고합니다.



그러나 정작 헨리에타 렉스의 유족은 어머니의 세포(헬라세포)가 살아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가족이 헬라세포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헨리에타가 사망한지 약 20년이 지나서였다.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렉스가 사람들은 어머니의 세포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오히려 헬라세포 특이 유전자 검사를 위해 수혈을 해도 되냐는 존스홉킨스병원의 요청에 대해 건강검진(암검진)을 한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헨리에타 렉스의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무리 오랜 옛날이라 하더라도 의료진이 헨리에타에게 암조직을 채취해도 되겠느냐는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헬라세포를 통해 얻은 상업적 이득에서 헨리에타의 유가족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헨리에타의 유가족은 변변한 의료보험조차 갖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헨리에타의 남편 데이는 당뇨로 피부질환을 앓고 살이 썩어 들어가는 병을 앓았지만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미국사회에서는 보험 없이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상황이 열악했지만 헨리에타 렉스의 딸 데버러는 금전적 보상을 바라지는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이 엄마의 존재를 알고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사전 동의 없이 어머니의 세포를 채취해간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원했다. 과한 요구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녀의 소원은 일부분 약 60년이 지나 현실이 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헨리애타의 딸 데버러 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부분은 데버러와 헨리에타의 막내아들 제카리아가 크리스토프의 연구실에서 헬라세포와 처음 대면하는 장면이다. 너무 어린 시절 헤어져 기억이 거의 없는 엄마가 그들의 눈앞에 헬라세포로 나타났을 때 그 감동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었겠는가. 데버러는 헬라세포 아니 그녀의 엄마를 마주하고 아름답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렉스의 유가족들은 헨리에타를 추모하는 재단도 가지고 있고 여러 가지 행사도 참여하면서 헨리에타가 과학사 의학사에 공헌한 바를 널리 알리고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인체공여물의 사전 동의와 그 이윤의 분배가 핵심이다.

 

3. 맺으며

아직 우리나라는 인체공여물의 사전 동의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다. 이윤의 배분 문제에 있어서도 공여자는 배제돼있다. KAIST의 경우도 연구윤리위(IRB)를 통해 인체유래물질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IRB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필수 과정은 아니다. 졸업요건도 아니다. 즉 강제성이 아직도 약하다.

연구윤리 규제책이 과학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있다. 미국이 지금처럼 생명공학분야의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사전동의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흑인의 인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생명공학발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했기 때문인데, 이제 와서 유전공학 규제책을 다른 나라들에게까지 강요하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선진국으로서의 도덕적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같은 미국의 태도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과학수준을 따라오지 못하도록 하는 간접적 효과도 낳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식 행동에 대해 마냥 비판만 하고 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과학자들은 미국의 과학자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특허를 내고 있으며, 상품을 살파 이득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정부가 생명공학에 대한 규제를 아예 풀어버려 연구의 장벽이 아예 사라진다면 연구자들은 환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배경에서 생산된 제품은 국제무대에서 윤리성에 대해 비판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심할 경우 무역시장에서 거래 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

생명과학 연구에 대해 규제를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환경부분의 경우 선진국들은 과거 그들이 오염시킨 환경을 복구보존하기 위해 국제 펀드(기금 등)나 국제기구를 만들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회의는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 생명공학 부분에서도 과거 선진국들이 후진국을 무대로 자행한 비윤리적인 연구 등에 대해 이렇게 기금이나 기구를 만들어 공적인 무대에서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후발주자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이 책이 주장하는 핵심은 인체유래물질의 소유권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누구에게 있느냐다.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지만, 인체 소유권을 어느 누구에게도 주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소유로 봐서 특정 기업이나 연구자의 사적 재산으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만약 인체 유래물에서 유래한 이득이 있을 경우 이를 공적인 영역에서 흡수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인체유래 세포로 만든 신약의 수익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한다든지, 이렇게 하는 기업들에게 세제혜택을 준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레베카 스클루트의 역작은 우리의 연구윤리에 대한 개념을 한 단계 발전시켰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미국에서도 법적으로 인체공여물의 사용을 규제하는 건 걸음마단계다. 이 문제야말로 연구자의 자율성과 개인의 기본권 보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은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꽃을 피운 과학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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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캔디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