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Daum 로드뷰

 

안녕하세요.

위 사진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어느 한 구멍가게 입니다. 그 이름 <사랑슈퍼>

 

로드뷰 사진이라 사진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는데...

보시는것처럼 진짜 동네 구멍가게입니다. 요즘 서울시내에선 그렇게 찾아보기 힘들다는.ㅋㅋ

 

사랑슈퍼에 대한 이야기는 몇년전부터 쓰고싶었는데 이제야 쓰네요.

마트없이살기 시작한김에 굳게 마음먹고 한자한자 써보렵니다.

 

제가 사랑슈퍼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부터입니다.

결혼 전까지 약 4년간 사랑슈퍼 근처에 살았어요~

 

보기엔 보잘것없는 구멍가게지요?

근데 이 가게에는 특별함이 있어요.

 

#1. 슈퍼 사장님은 인근 원룸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알아요.

이곳에서 택배를 맡아주기 때문이에요.

물론 저도 매번 이용했답니다.ㅎㅎ

 

하루는 제가 사장님께 택배 맡아주시는거 귀찮지 않냐고. 돈벌이되는일도 아닌데 너무 고생 많으시다고 여쭸더니.

사장님은 오히려 돈드는 일도 아닌데요~힘들지도 않아요 하면서 활짝 웃으시더라고요.

 

그래요. 사랑슈퍼는 봉천동 일대의 '택배사랑방' 역할을 했어요.

그리고 택배를 찾아가기 미안하니까 한두마디 안부라도 묻게 됐어요. 아울러 과자도 몇개 사고.  

요즘 잘 지내시냐고 물어보는 슈퍼 어디 있나요?

제겐 이 슈퍼가 유일했어요.

 

손님에게 그렇게 우렁차게 인사하시는 사장님도 없을꺼에요.ㅋ

 

물건 팔아먹기위한 마케팅 수단 아니냐고 나쁘게 보는 분도 물론 있을꺼에요.

근데 그게 그렇지 않아요.

 

#2. 사장님네 가족은 총 4명이에요. 사장님, 사모님. 남매.

가게 한켠의 방에서 살고계세요.

그래서 가게를 갈때마다 꺄르르 꺄르르 하는 소리가 들렸죠. 바로 아이들이 노는 소리였어요.

 

아이들과 함꼐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했지만(푹 패인 주름은 사장님이 겪었던 그간의 고생을 말해주는듯했죠..)

아이들이 웃을 때 사장님의 주름은 더 자글자글해지곤 했어요. 너무 활짝 웃으셔서.ㅎㅎ

특히 눈가의 굵은 주름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사장님은 물건 계산하고나면 다시 방에 들어가기 바빴어요.

후닥닥 들어가서 아이들이랑 놀려고 했겠죠. 

허허허허 하하하하 호호호호 하는 웃음소리가 항상 들려오던 랑슈퍼. 그래서 이름을 이렇게 지으셨나.ㅋㅋ

 

#3. 어느날 가게에 갔더니 계산대 바로 앞에 '수료증' 하나가 딱! 붙어있는거에요.

잉크가*라는 회사에서 주는 수료증으로 기억해요.

흔히 말해 출동 잉크 충전 서비스 있지요? 그 자격증을 따신거였어요.

고용노동부에서 저소득가정 가장들에게 직업교육해주고. 직업도 가질 수 있또록 돕는 프로그램이었쬬.

"와. 사장님 큰일 하셨네요" 라는 제 물음에 "아 쑥쓰러운데...아내가 자꾸 여기 걸어놓으라고 해서...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던 사장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아내의 마음. 그리고 남편의 마음. 그게 느껴져서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다음날 슈퍼 앞에는 잉크가*라는 이름이 새겨진 오토바이가 대기하고 있었죠.

그 오토바이는 사장님의 새로운 꿈이자 희망이었겠죠. ^^

 

 

그래요. 사랑슈퍼는 '사람 이야기가 있는 슈퍼'였어요.

바로 길건너편에 편의점이 3개나 있었지만. 전 사랑슈퍼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라면 편의점이 아니라 사랑슈퍼에서 사곤 했어요.

 

제가 그리워했던 건 삐까뻔쩍한 인테리어와 싼 가격 이런게 아니었어요.

고되고 외로운 서울생활에서.

따뜻한 인삿말 한마디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정과 여유. 이런 것이었죠.

 

그리고 제 소망은 봉천동의 조그만 골목. 그리고 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이뤄졌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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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캔디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