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한지 33주째입니다.

이제까지 일이다 대학원이다 주부다해서 정신없이 보내느라..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네요..

 

임신 30주를 넘기면서 뼈져리게 느낀게 있습니다.

정작 임신을 한건 나인데, 나의 몸 변화에 대해 너무 모르고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임신했다고 하면 다들 아기의 변화, 아기의 초음파사진, 이런 것들에 관심이 많지요.

선물도 다 아기선물들만 들어오고...(선물 주신분들은 고맙습니다.ㅠ) 

 

근데 임신하면 제일 몸이 많이 변하는게 바로 임산부들이에요.

체형도 달라지고. 호르몬도 막 변해요. 체력도 막 떨어지고. 하루가 멀다하고 어지럽고.

이런 변화들을...모성이라는 이름아래, 또는 임신하면 당연히 그런 것이다 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임산부들 우리 여성들은 너무나 혼란스럽고 불안합니다.

삼십평생 지고 산 몸이 막 변한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나면 더 변한다!? 회복이 안될지도 모른다!? 등등등..막연한 두려움이 얼마나 많다구요...

 

이런 생각을 뼈져리게 한 계기가 있었어요...

 

한달전 임신성 당뇨(줄여서 임당)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뇨면 당뇨지, 임신성 당뇨는 뭥미? 하시겠지요?

저도 임당 검사를 한단 말 들었을 때, 임당이 뭐지? 뭐 이런 검사까지 다 하나 이렇게만 별생각없이 있었습니다. 검사하기 전에 시럽이 들어있는 수삼쥬스까지 먹고 간 사람입니다 제가 ㅡ.ㅡ;;

 

근데 검사 결과 재검 판정!! 두구둥 -_-;;

결국 전 혈당이 높아 임당 판정을 받기에 이릅니다.

 

절 직접 보신분들은 '그놈 참 튼튼하게 생겼네'라고 하십니다...+.+;;

임신전까지만해도 몸에 이상 신호??? 전혀 없었어요.

건강검진도 다 무사통과였죠.

이랬으니 임당 판정을 받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지 혹시 짐작이 가시나요...;;

 

저처럼 임당 판정을 받고 혼란스러워하고 계실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하는 마음에 이 글을 바칩니다.

 

임산부의 배를 보고 흔히 '아름다운 D라인'이라고 하죠. 근데 아름답기만 한가요...임산부인 우리들은 정작 걱정이 태산입니다./사진 연합

 

 

위 사진 모델보다 부끄러움 많은 목정민 기자의 모습입니다. 임신 7개월쯤 됐을때에요. 부끄럽게 배를 잡고있네요.ㅋ/사진출처 양일혁


임신성 당뇨는 보통 임신 24~28주경에 검사를 합니다.

 

#1. 무슨 병?

이 병이 무엇이냐 하면.

쉽게 말해 임신했을 때 나타나는 당뇨병입니다. 당뇨는 잘 아시겠지만 몸이 스스로 당조절을 못하는 것이지요? 임신성 당뇨도 마찬가지로 당조절이 안되는건데, 임신기간에 증상이 나타나는겁니다.

임당 환자는 정작 자각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검사 결과 임당입니다!!! 라는 판정을 받으면 죄다 좌절을 하죠. 저를 포함해 모두..;;

우리나라 임산부의 5% 정도가 임당에 걸린다고 합니다.

 

#2. 왜 걸리나?

몸에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혈당을 조절합니다. 인슐린 호르몬은 아주 익숙하죠? 주변에 당뇨환자분들 한명씩은 있기마련인데, 증상 심하신 분들은 인슐린 주사 맞는거 본 적 있으시죠?

바로 아래 사진같은 모습이요.

 

인슐린 주사를 맞는 모습입니다. /사진출처 연합

 

 

인슐린은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혈당이 낮아지요? 당뇨환자들은 보통 인슐린 분비량이 적어요. 그래서 혈당이 높죠. 비정상적으로.

그래서 심할 경우 혈당 조절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습니다.

 

그런데 보통 당뇨환자와 임당 환자는 다릅니다. 당뇨 환자는 비만,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성인병이지만, 임당 환자는 원인이 바로 '임신'했다는 데 있어요. 태반이 원인이거든요....

이래서 임당 환자들은 정말 억울합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내가 당뇨인가!!! 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눈물나요 정말. ㅡ.ㅡ;;; 잘못한 것을 굳이 따지자면...임신한 게 죄? ㅋㅋ

 

쉽게 정리하면 임당 환자의 몸에서는 아래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궁 속 아기의 태반에서 당이 많이 나옵니다. 엄마 몸에도 임신 전보다 당이 많아집니다. 

/여기까진 모든 임산부가 동일합니다/

그런데 태반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엄마 몸에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를 높입니다. 엄마는 인슐린을 더 많이 내놔 당을 정상수치로 되돌려야하지만, 임당 환자 몸에서는 저항성이 높아져 이게 안됩니다. 공복 혈당이 높거나 밥먹고나서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집니다.

 

#3. 단 것을 많이 먹어서라는 오해

흔히 '단 것을 많이 먹어서 임당에 걸렸나봐요'란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데. 의사쌤의 말로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인슐린 낮은 임산부는 단것을 안먹어도 낮다고하네요.

(제가 그 케이스입니다. 전 사실 단거 별로 안좋아하고, 임신기간중에 몸무게도 5kg정도밖에 안늘었어요..)

만약 임당인 산모가 검사 2~3주 전부터 식이요법을 이유로 평소 식습관에서 확 변화를 줘 군것질 끊고 과일 적게먹고 검사를 해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합시다. 이거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정상 받았으니 이전 식습관으로 돌아가겠죠. 다시 군것질도 하고. 후식도 달달한거 먹고...그러면 자신이 임당인줄도 모르고 뱃속 아기가 4kg이상으로 크게되는겁니다.

차라리 임당 판정을 받은 뒤 식이용법과 운동요법 하는게 임산부와 태아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4. 어떻게 조절하나

저같은 경우는 일단 과일을 극히 적게 먹고, 절대 달달한 후식(과일 포함 등)을 먹지 말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군것질도 절대 안됩니다.

 

식사는 하루 3번 하되 밥량은 3분의2공기. 나머지 3분의1공기에 해당하는 섭취를 간식으로 섭취합니다.

 

그리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라는 처방도요. 제가 고기를 잘 안먹는데, 이번 처방으로 아침, 점심, 저녁 단백질 2, 2, 3단위를 먹게됐습니다. 1단위는 탁구공 크기 1개의 고기입니다.

 

 

이렇게 해서 하루 섭취열량을 2000kcal로 맞춰주시더라고요.

 

전 매일매일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을 빵 한쪽과 우유 200ml 한팩, 점심과 저녁 사이에 먹을 빵 한쪽과 과일 조금, 추가로 먹을 단백질(보통 삶은 달걀)을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다녔습니다.

 

임당 환자에게 달짝지근한 빵과 과자는 안녕~~~/사진출처 목정민

 

 

#5. 당 조절 안되면 태아 비만 초래

임당이 위험한건 뱃속 태아의 몸무게가 4~5kg 이상으로 늘기 때문입니다.

일명 거대아기가 태어나는겁니다.

지난 25일경 중국에서 몸무게 7kg에 달하는 아기가 태어났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4개월 아기와 같은 체중이라고하는데...이 아기의 증상을 보면 '저혈당'이라고 나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산부인과 의사들은 당조절 안되는 임당환자는 저혈당 아기를 낳을 확률이 높다고했습니다. 7kg아기 엄마는 아마 임당 환자가 아니었을까요?

대한주산학회지에 2009년 실린 논문 <임신성 당뇨병 관리의 최신동향>에 따르면 "엄마 몸에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의 인슐린양이 많아지거나, 지방과 아미노산 농도가 증가해 지나친 신체성장이 일어난다"고 돼있습니다. 특히 지방이 어깨에 축적돼 분만할 때 쇄골이나 어깨가 부러지는 '견갑난산'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더 무서운 건 당조절이 안된 임당 엄마가 낳은 아기는 당뇨에 걸릴 확률이 정상 아기보다 높답니다. Dabelea 박사 연구팀이 북아메리카 인디언을 대상으로 34년 추적연구를 했습니다. 분석 결과 당뇨병 산모의 자녀들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당뇨병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졌답니다.

임당 산모의 아기는 5~9세가 될 때 정상산모의 아기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5배, 9~16세가 되면 약 20배까지 높았다고 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Boney 박사 연구팀은 임신성 당뇨 산모가 낳은 아기는 정상 산모가 낳은 아기보다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유의하게(약 3.6배) 높았답니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이런걸 말합니다. 듣기만해도 후덜덜한 성인병이죠.

 

#6. 임산부의 향후 건강전망도 흑빛

임당 임산부는 출산을 한다고 당뇨에서 완전히 벗어나는게 아닙니다.

임신기간 중 인슐린 저항성을 겪은 경험 떄문에...성인병 당뇨가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합니다.

임당 환자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바로 이것이죠. 분만 5~10년 뒤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다.....당뇨는 고치지도 못하는 병인데. 평생 안고살아야하다니.OTL

우리 몸이란 정말 경외롭지만..이렇게 무섭기도 해요. 한번 겪어봤다고 몸이 다시 되돌아가려고하다니요...

 

최근 눈여겨볼만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제일병원 내과 김성훈 교수 연구팀이 임당 산모 381명의 건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임당 환자가 출산한 6~12주 뒤 당부하검사(일명 당뇨검사)를 한 결과 5.2%의 산모(27명)이 여전히 당뇨병 상태였답니다. 44.8%(161명)은 당뇨병 전단계였답니다. 조사대상인 381명 가운데 정상으로 돌아온 산모는 193명(약 50%)에 불과했습니다.

 

임당 환자의 40%는 분만 뒤 5년 이내에 당뇨병이 재발한다고 알려져있답니다. 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팀의 경우 분만 후의 체중, 중성지방 농도, 고열량섭취 등 영양학적 요인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실험대상 산모의 분만 전후 체중, 신장 체질량지수 당뇨병 가족력을 조사하고 뭘 먹나도 조사했는데,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높은 체질량지수 △인슐린 분비능력의 저하 △임신 중 높은 인슐린 주사 용량 △당뇨병 가족력 △다량의 동물성 지방 섭취가 꼽힌 겁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한데, 예방은 듣긴 어렵지 않은데 실행하긴 어려운 방법들입니다.

일단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합니다. 분만하고나서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야 당뇨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는 겁니다.

달짝지근한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고. 가능하면 심심하게 간을 해서 먹어야합니다. 인스턴트 적게 먹고요.

 

#7. 잠도 푹 잡시다

임당이신부들은 잠을 잘 자야합니다.

잠을 못자면 혈당 조절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가천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강승걸 박사 연구팀이 최근 <수면 정신생리>학회지에 <수면상실이 에너지와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제까지 수면과 당뇨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쭉 정리한 리뷰논문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수면의 질이 낮은 당뇨환자일수록 혈당조절이 안된다고 합니다. Trento 박사가 2008년 낸 논문에 따르면, 47명의 당뇨환자와 23명의 비당뇨 환자의 수면상태를 조사했는데. 당뇨군에서 수면분절(자다가 깨고 자다가 깨고)이 많이 나타났고, 수면 효율 높을수록 혈당 조절 성공도가 높았다네요.

Tasali 박사가 2008년 발표한 논문은 조금 더 세밀한 연구가 있습니다. Tasali박사는 건강한 젊은 성인에게 소리자극을 줘서 서파수면을 억제하고 포도당을 주사해서 혈당 변화를 살폈습니다. 그 결과 서파수면이 90% 감소하고 인슐린 민감성이 25% 감소(둔해졌다는거죠)했답니다. 당뇨 고위험군에게서 나타나는 수치래요.

좀 어렵게 얘기하면 수면 질이 떨어지면 근육에서 글루카곤이 빠르게 분해되고 간에서 혈중으로 포도당을 내보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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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캔디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