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과 27일은 시민단체의 정부기관에서의 브리핑에 대해 대조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더 흥미로운 쪽은 27일 사건이에요.


먼저 3월 27일 환경부 기자실에서 환경단체의 브리핑을 놓고 한바탕 벌어진 소동을 말씀드릴께요.

환경부 기자실에는 27일 오전 10시에 국립공원 지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환경단체인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국시모)>의 브리핑이 예정돼있었습니다.

이 공지는 3월 23일 환경부 기자단 간사를 통해 공지됐죠. 당시 공지내용은 ‘국립공원지키기 시민모임’이란 환경단체가 환경부의 케이블카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는 브리핑을 하고싶다고 전해왔다는 것이었어요. 간사는 출입 기자들의 반대가 없으면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아무얘기가 없다가 갑자기 26일 오후 2시 30분경(브리핑 하루 전)  간사가 메일로 국시모의 브리핑 장소가 과천정부청사 안내동 1층 카페로 바뀌었다고 공지를 했어요. 안내동은 청사에 오는 손님들이 방문증을 받는 장소에요. 한마디로 안내동으로 장소를 바꾼 건 청사에 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재공지가 오기까지 출입기자들은 찬반을 물어보는 정식 공지메일 혹은 브리핑 반대에 대한 의견개진에 대한 메일을 받지도 못했죠. 한마디로 의견을 나눈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장소가 바뀌었다고 메일을 받은거에요.

간사 말을 들어보니 출입기자 중 한분이 환경단체가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는게 어딨냐. 앞으로 수많은 환경단체의 브리핑을 어떻게 다 기자실에서 할 것이냐고 강력히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사가 브리핑 장소를 기자실 밖 그것도 정부청사에 오는 손님들이 방문증을 받는 안내동 1층에서 브리핑하기로 한 것이죠.

반대하셨던 분의 논지는 다른 환경단체의 브리핑까지 다 들어줄 순 없는거 아니냐는 것이었지만. 출입기자들은 다 알았죠. 이것이 환경부 대변인실의 압박이었다는 것을요. 기자들은 또 눈치가 백단 아닙니까.

특히 환경부는 2년 전 4대강에 비판하는 환경단체(4대강 범대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의 기자실 내 브리핑을 막았다가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요. 당시 기자들은 이만의 당시 환경부 장관실로 올라가 항의했고, 장관의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어요.

환경부 기자실은 전통적으로 정부의견에 비판적인 단체(주로 환경단체겠죠)도 브리핑을 해왔어요. 많아야 일년에 1~2번 정도쯤 됐어요. 자잘자잘한건 환경단체들도 요구하지 않았고 4대강이나 이렇게 큰 일에 대해서만 가끔 한두번 요청을 해왔지요.

이 사건이 얼마나 파장이 컸는지...미디어오늘에도 기사가 2개 났어요. 아래 링크 클릭!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263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8440

 (아래는 기사 내용입니다)

미디어 오늘 기사 내용 중 캡처/출처: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2년 전 사건은 4대강 찬반이 첨예하던 때였어요. MB정권은 4대강을 강력하게 밀었고, 환경단체들은 졸속 환경영향평가, 예산낭비,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격렬히 반대했죠. 환경부가 이런 환경단체의 기자실 내에서의 브리핑을 막은거에요. 정부에 불리하니까요. 당시 대변인실은 "기자실은 정부기관이 정부정책 홍보를 존재하는 곳"이라고 말하기까지 했죠.

이후 환경부 기자단은 정부의견에 비판적인 단체까지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통을 다시 한번 세웠습니다. (외부 단체가 정부 기자실에서 브리핑 할 수 있는 곳은 이제 환경부밖에 안남았다고 해요)

이런 일도 있었던마당에 환경부가 또다시 간접적으로 기자실 브리핑을 막자 기자들이 공분했고, 결국 아침 브리핑 10분전에 기자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어요. 회의결과는 국시모의 기자실 내 브리핑을 찬성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됐어요.

만장일치가 됐던건 환경단체의 기자실 내 브리핑을 반대했던 기자가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해당 기자는 당시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화로 항의를 할뿐.....+.+;;;

결국 국시모의 브리핑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당시 브리핑에 온 대변인실 사람들에게 기자들이 "아니 환경단체 브리핑을 왜 막아서 이렇게 일을 만들어요?"라고 물었는데, 대변인실은 "아니 저희가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고....."라고 말할뿐이었어요. 민망했겠죠... 


이제 두번째로 21일 원자력안전위의 브리핑 사건을 살펴볼까요?

21은 안전위의 고리1호기 사건 조사결과 발표가 있는 날입니다. 오후2시 브리핑이 안전위 회의실에서 진행됐습니다.

 

27일 안전위 위원장 강창순(맨 오른쪽)이 기자단에게 고리1호기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브리핑에 오려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출입을 저지당했습니다. 표면상 이유는 언론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속사정은 아마도 안전위에 비판적인 환경운동단체가 감히 어떻게 브리핑에 들어오려고 하느냐는 것이었겠죠.

당시 안전위는 종로경찰서에 시위 저지를 위해 전경차를 지원해달라고 요청까지 해놨다죠.(저도 브리핑 들어가다보니 전경차가 한대 서있더군요)


여기서 제기되는 저의 의문입니다.

정부기관의 기자실은 과연 정부 정책 홍보의 장일 뿐일까요? 그리고 정부의 브리핑에 일반인은 참석하면 안되는 것일까요?

기자실은 정부가 공간을 지원하고 언론사들이 사용료격으로 일정량(언론사마다 5~7만원가량?)의 돈을 내서 운영합니다. 이렇게 낸 돈으로 간식도 마련되고 청소도 하고 그렇게 합니다.

그럼 이곳은 기자들의 공간이어야할까요. 정부의 공간이어야할까요.

환경부는 정부의 공간이라고 선언한 셈입니다. 반면 환경기자들은 기자들의 공간이므로 기자들의 취재를 위해 필요한 일은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제 생각도 기자들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쪽입니다.(굳이 제가 기자라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그렇다는 겁니다.ㅎ)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정부 기관 내 공간이 정부 것이라는 인식은 너무 편협하지 않나요? 그리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주장을 한다고 기자실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치사합니다. 실제로 정부 의견에 찬성하는 분들은 정부 기관 마음대로 드나들지 않나요. 물론 기자실에도 민원인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환경단체 출입 막는 건 일관성이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안전위의 환경단체 브리핑 출석을 막은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브리핑이라는 것이 반드시 언론사를 위한 것이기만 한가요?  정부가 정책과 입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 아닌가요. 그곳에서 환경단체분들이 들어와 듣는 것이 어떤 문제가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항상 '소통'을 이야기하는 정부의 실제 모습이 이러합니다.

당시 위원장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고리1호기 사고가 발생했고 이것이 한달간 은폐되다가 알려졌을 때 안전위가 보도자료를 냈고, 그때 언론브리핑은 물론 취재에도 응하지 말라고 위원장인 내가 지시했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밝혀지기 전에는 언론에 안 나가는 것이 투명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안전규제기관이라는 곳의 정보 공개 인식이 이러하니......

 

*** 안전위의 이번 고리1호기 대응에 대한 포스트도 곧 올릴께요. ^__^

기대하세요.ㅎ

Posted by 캔디목